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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> > 어제는 작은 어금니들을 뽑았습니다. > 제 이름이 불릴 때부터 왠지 너무 긴장되어서 진료의자에 앉아서도 계속 오돌오돌 떨었답니다. > > > 이를 뽑는게 왜 무서운걸까? > > 예전에 사랑니를 뽑았을땐 녀석이 살짝 머리만 잇몸 위로 보이고있던 상태라서 > 수술(이라면 너무 거창하지만 어쨌든 잇몸을 절개했으니까 ㅡㅡ;;;)을 통해 뽑았는데 > 그날 밤에 자다 깨보니 베개가 온통 피로 물들어 있었는데도 > 매우 시큰둥하게 젠장... 피가 엄청 나네... 했던 게 기억나는걸보면.... > 속만 썩이던 사랑니보단 작은 어금니가 더 소중하게 느껴지기 때문일까요? > > 직장 동료 중 교정선배가 이를 뽑을 때 어찌나 힘을 주었던지 > 다음날 입술이 멍이 들어있었다고 말을 할 때도 그 쯤이야~ 했던 저인데... > 하여간 아프거나 피가 나는 것이 무서운 게 아닌 건 확실해요. > > > 사실 이뽑는 건 그리 아프거나 하진 않았지요. > (선생님께서 "나만 믿어요~"하시는데는 다 이유가 있었음) > 일단 스프레이 타입의 마취제를 잇몸부위에 칙~ 뿌리고 입을 헹굽니다. > 이 때 조심해야할 것은 입을 헹군 물을 뱉을 때 혀가 마취된다는 거죠. -_-;;; > > 처음엔 이것이 마취의 끝이라고 생각했지만...(어쩐지 간단하더라니) > 조금 기다린 후에 진짜 마취를 합니다. 마취 주사죠. > 주사기처럼 생기지 않고 손잡이 부분이 가위나 집게 손잡이 처럼 생겨서는 > 드디어 뽑는건가 하고 긴장해서 선생님을 동그랗게 쳐다보고 있었는데 > 안아프냐고 물으시더군요. 긴장해서...(아파야 정상인건가하고는) 고개를 저었더니 > 갸우뚱 하시면서 아픈데 참는 거 아니냐고. > 아무래도 전 고통에 둔감한 스타일인가 봐요. > > 그리고선 > 마취의 효과가 슬슬 나타나기 시작하니까 스키장에서 자빠지면서 붕~ 날아 > 안면착지했던 때같은 기분이 들더군요. > 아랫입술이 3배쯤 부풀어 오른 것같은 느낌이랄까. > > 이때쯤 되면 물로 입을 헹구는 간단한 작업도 맘대로 되지 않는답니다. > 그래서 물을 입에 넣고 물먹는 병아리처럼 고개를 하늘로 향하게 한 후 > 머리를 흔들어서 입안을 이리저리 헹구고 물을 뱉는 > 매우 영구스러운 짓을 여러 번 했다는... ㅡㅅㅡ > > 15분쯤 후에 알 수 없는 앰플을 또 주사하고 이를 쑥~ 뽑았습니다. > 생각보다 너무 쉽게 뽑힐 수도 있다는 것이... 더 무섭더군요. > > > 그러고선 집에 돌아와 TV를 켜자마자 이*탄이라는 잇몸약 CF가 나오는데 > 잇몸같은 분홍색 모래가 우루루 무너지면서 이들이 내려앉는 장면이....흐흑 > 등골이 오싹... 부들부들... ㅠ_ㅠ > > > > 오늘 아침에도 잇몸에 뻥 뚤린 검은 구멍을 거울로 확인하고선 > 다시 심한 상실감과 허무감으로 인해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져버렸답니다. > 흐흑 썩은 데도 하나 없는 깍은 듯이 이쁜 나의 작은 어금니... > (아무래도 집착이 심한 성격인가요?) > > > 이를 뽑는거 말고도 아래 어금니에 반지 장치를 했구요. > 다음번엔 아래에도 완벽하게 장치가 들어갈 것같네요. > > 하여간... 이번이 저에겐 지금껏 치과를 다니면서 일생에 가장 힘들었던 주간이예요. > '타고난 교정체질 아줌마, 엄한데서 난관에 봉착하다'가 그 카피가 되겠네요. > > > 흑흑... 일단 이뽑은 자리가 아물고 마음의 상처(?)도 조금 덜면 뵐게요. > > > 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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