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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> > 2002년 11월 중반. > > 어제는 이 곳 분당에 첫 눈이 왔다. > 첨엔 제법 소담스레 내리는가 싶더니, 이내 비로 바뀌어 눈을 기다리던 아이들을 실망시키고야 말았다. > > 어른이 되면 다 그러는걸까? > 눈 때문에 질퍽거릴 일 없어서 다행이라고 안심하는 내자신이 왜그리 우중충하게 느껴지던지. > > 애들이랑 잠깐 바람을 쐬러 나와서는, 어떤 중년의 앞치마 두른 여인이 열심히 빨간 산수유를 따고 있는 모습을 계속 지켜보았다. 눈에 살기(?)를 띄고서. > 아니 왜 그렇게 따지말라고 붙여놓은 벽보도 무시하고, 공공의 재산을(내 재산도 된다) 함부로 훼손하는 것일까? > 내가 계속 팔짱을 끼고 노려보고 있는데도 그 앞치마 부인은 매서운 추위 속에서 흘끔거리며 산수유를 땄다. > 아마 살기 띈 눈총을 받은 산수유라야 효험이 있다고 어디 나와라도 있나보지? > > 불쌍한 산수유여, 다시는 보양식으로 이름나지 말지어다. > > 그제는 정기진료를 위해 병원에 다녀왔다. > 지하철로 움직이므로 책은 필수.내겐 아이들의 수발에서 벗어나 온전히 책을 읽을 수 있는 꿀맛 같은 시간이기도 해서 병원가는 길은 즐겁다. 게다가 그렇게도 좋아하는 '빨간머리 앤'의 새로운 책이 나와서 무릎에 떡 올려놓고 있으니 입이 절로 벌어질 수 밖에. > > 그 쪽 사는 친구도 치과로 불러들여 만나고, 평소에 서울에 나오기 힘든 탓에 여러 일들을 보고 가게 된다. > > 음, 진료 내용을 살펴보면 > 아랫니 철사를 갈았는데 그 모양이 요상하다. 보통 때의 일자형이 아니라 쬐끄만 스푼모양으로 생기게 구부려서는 두 곳의 발치 공간 쪽에 붙여놓았다.그리고 맨 끝의 브라켓을 떼었다. > 선생님 말씀으로는 아래 앞 쪽 이를 더 들어가게 하기 위해서 라셨다. 병원에 올 때 마다 별 일 안하는 거 같아 보여도 진료진 입장에서 보면 세밀하게 해야 할 일들이 매 번 있다고 하시면서. > 그리고 정보를 하나 흘려(?) 주셨다. > 내년 초 쯤에는 병원이 지금 건물 6층으로 옮길 것이며,지금의 진료실은 그대로 냅두고 진료 대기실로 쓰실거라고. > 나는 단박에 비싼 월세 내고 지금 3층을 응접실로 쓰신다고요?하며 선생님의 금전력에 탄복을 했다. > 그래도 이제까지 오신 손님들이 의자가 좁아서 불편해 하셨으니 음악과 차가 있는 읍접실에서 편히 쉬게 하고 싶으시다고 그래서 다른 건 신경 안 쓰시기로 하셨다고... > 으음 내년엔 우리가 복층구조로 된 치과에 다니겠구만. > > 이제 교정 동지들은 아셨을까나? > 내가 안 것이 무엇인지를? > (1번;앞치마 여인네는 누구@.@ /2번;산수유가 정말 정력제??/ > 3번;철사가 어떻게 이런 모양으로!!/ > 4번;응접실이 있는 복층구조 '고치과'$$) > > 다들 신나게 내년을 기다리세. > > 선생님 언니들 수고하세요. > 건강하시구요. > 안녕히. > > 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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